<이사람> 유기농 식용꽃으로 발효청을 만드는 박미경 꽃담청 대표
식용꽃의 색다른 활용법을 제시해 화제를 모으는 사람이 있다. 꽃담청의 박미경 대표(46)가 그 주인공이다. 꽃담청은 국내산 유기농 식용꽃으로 발효청을 담그는 업체다.
“꽃은 보기에만 예쁜 게 아니라 영양학적으로도 좋은 식품이에요. 하지만 국내에서는 덖음차나 장식용으로만 쓰여 아쉬웠어요.”
박 대표가 꽃청을 만들기 시작한 것도 식용꽃을 더 다양하게 즐기기 위해서다. 꽃을 청으로 만들면 얼음물과 섞어 시원한 차로 마실 수 있고, 진액 자체를 샐러드·빙수·칵테일 등의 재료로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.
물론 꽃만으로는 청을 만들 수 없다. 꽃은 별다른 맛이 없기 때문이다. 그래서 식용꽃에 과일과 허브를 섞었다. 현재 출시된 꽃청은 장미·팬지·국화 3종인데 꽃의 특성에 따라 들어가는 과일도 달라진다.
얼핏 들어도 좋은 아이디어지만 박 대표가 꽃청을 상품화하기까지는 무려 4년의 시간이 걸렸다. 그동안 농업기술실용화재단, 서울시 먹거리창업센터 등 도움이 될 만한 곳은 모두 문을 두드렸다. 직접 브랜드 로고와 용기 디자인까지 해낼 만큼 박 대표는 꽃청의 성공을 확신했다.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모두 꽃청의 상품성에 회의적이었다고 한다. 국내 식용꽃은 비싼 편이라 장미꽃청 250㎖를 1만5000원에 팔아도 남는게 없어서다.
“장미꽃청 한병을 만드는 데 장미 5~6송이가 필요해요. 장미청을 희석한 음료 한잔을 마시면 장미 한 송이를 먹는 셈이죠. 그러니 주변에서 꽃 함유량을 낮춰 비용을 절감하라고 많이 얘기했어요. 하지만 꽃청인데 꽃을 적게 넣을 수는 없죠.”
품질을 중시하는 박 대표의 신념은 제품 출시 후 빛을 발했다. 꽃청을 상품화한 지 만 1년, 별다른 홍보없이 전시회와 박람회 등을 다녔을 뿐이지만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.
한 유명 커피전문점에 납품하는 팬지청은 여름 음료로 출시돼 인기를 끌고 있다. 백화점·홈쇼핑·면세점 등에서도 계약 문의가 쇄도하고 수출을 제안하는 바이어들도 많다.
이처럼 꽃청 수요는 늘어나는데 주원료가 되는 식용꽃 공급은 원활하지 않다는 게 박 대표의 고민이다. 주문 물량을 다 소화할 수 없어 주문을 거절하는 지경이다. 현재 3~4곳의 식용꽃농가와 계약재배를 하고 있는데 안정적인 꽃공급을 위해 내년부터는 자체 재배도 병행할 계획이다.
박 대표는 “앞으로 꽃청시장이 커지면 농가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수입처가 생기는 것”이라면서 “국내 화훼농가들이 관상용뿐 아니라 식용꽃도 많이 재배하기를 바란다”고 당부했다.
윤슬기 기자 sgyoon@nongmin.com